개인적으로, 여긴 정말 천재적이다- 라고 생각했던 회사가 논란에 휘말렸다.
Google이 자연스러운 대화형 봇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hangout과 gmail. 사람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것을 수집할 수 있었으니, 당연히 A에 는 B라는 대답이 올 것이다부터, 다양한 Context를 파악할 수 있는 AI도 만들 수 있었겠지.
국내에서 카카오나 네이버를 제외한 회사에서 챗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가 결국 대화 내역이다.
대기업이라면 "우리 회사의 약점 (a.k.a. 대화형 AI 못 만드는 이유): 대화 데이터가 없음" 이렇게 적어 놓고 넘어가거나, '그래서 어딜 사와야 하나~' 라고 생각할 만한 부분을, 이 회사는 무려 사용자가 직접 제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했다. 어떻게?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할 만한 관심사 중 하나인 '연애'를 콕 찝어서, 대화 내역을 제출하면 두 사람 중 누가 더 자주 이야기 하고, 누가 더 호감도가 높다고 판단된다~ 같은 형태로 '데이터를 읽어' 준다. (심지어 일부 기능은 유료로도 팜....)
그 회사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내가 대단하다 생각했던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1) 우리 회사에는 없지만, 우리 회사의 Core 역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를 끌어오는 그 아이디어.
2) AI 챗봇 만드는 회사에서 연애 분석 어플을 만들자고 제안할 수 있는 PM, 그리고 그걸 만들어주는 개발자들.
회사에서 대화내역을 수집한 것이 적법 했는지, 특히 A-B 사이의 대화에서 A만 동의를 받아도 관계 없는 것인지, 개인정보가 담긴 대화내역은 어떻게 처리했을지 (왠지 이 부분이 매우 취약할 것 같긴 한데) 등 현재 문제가 된 것들 외에도 여러가지로 논란의 거리들이 많다. 거기에 안타까운 일로 구설수에 올라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아프다.
당연히, 그 회사의 잘못된 부분까지 옹호하려는 마음은 없다. 고지를 하고 수집했고, 약속된 범위 내에서 적절히 가공을 하고 사용을 했어야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었다면, 해당 부분은 사법기관의 영역이다. 개인인 나는 확실한 무언가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말을 아끼려고 한다.
나름의 비전을 가지고 '우리 기술이 이제 여기까지 왔다.' 라는 쇼케이스 목적의 Product을 내놓았는데, 그게 회사에 치명적인 악재로 돌아오게 되었을 때, 그 Product을 담당하는 Team의 마음은 정말 참담할 것 같다.
오랜만에, 담당 Product가 런칭과 함께 안 좋은 일로 Twitter trends에 올라갔던 생각이 떠오른다. 잘못된 건 바로잡고,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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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 글을 Facebook에 올렸었는데, 이루다는 다음과 같이 흘러갔다.
JTBC에서 언급이 되었고, 스캐터랩은 이루다의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어찌 되었던, 이번 발표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긴 했으니 결론적으로는 그 목표를 어느정도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
다시 한번,
동종업계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부분만큼은 인정하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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